[전문가 기고]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이상곤 상근부회장 - 태양광 산업,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키워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0-29 조회수  21본문
태양광 산업,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키워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이상곤 상근부회장
기후위기 시대, 생존을 위한 필수 에너지 태양광
전 세계가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와 에너지 위기는 이미 우리의 일상과 경제를 위협하고 있으며, 탄소중립의 실현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세계적 책무가 되었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태양광 산업은 단순한 전력 생산 수단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국내 태양광 산업은 녹록지 않은 상황을 겪어왔다. 중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고,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연구개발과 설비 확충에 투자할 여력을 잃어가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더라도 중국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일관성 있는 보급 정책과 산업 육성 전략이 미흡했던 탓에 산업 생태계 전반이 취약해졌다. 여기에 주민 수용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우리 태양광 산업은 삼중고, 아니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위기는 기업 차원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 능력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산업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결단 필요
이처럼 복합적 어려움 속에서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려는 모습은 산업계에 큰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실질적이고 과감한 제도적 뒷받침이다.
무엇보다 국산 태양광 제품의 사용을 제도적으로 확대하고, 탄소등급제를 강화하여 고효율·저탄소 국산 제품에 명확한 우대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품질과 환경성을 갖춘 제품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지원 역시 절실하다. 시장 불확실성과 낮은 수익성으로 위축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과감한 세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술혁신과 생산설비 확충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예산 확대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고효율·고내구성·친환경 모듈 및 시스템 기술은 단순히 국내 시장을 넘어 수출 경쟁력까지 좌우할 핵심 열쇠다. 연구개발은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장기 과제이므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태양광 발전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통망 인프라 확충과 제도 개선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현재 많은 발전소가 계통 접속 병목 현상으로 생산한 전력을 제때 판매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사업자의 경영 악화는 물론 국가 전력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전력망 확충과 주민 수용성을 높일 제도적 장치,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더라도 전력 수급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는 위기이자 기회, 이제는 실행으로 응답해야
기후위기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미래의 선택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책무다. 재생에너지 생태계 복원과 태양광 산업의 전략산업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정책 혼선으로 무너진 산업 기반은 정부의 결단과 지원으로 다시 세울 수 있으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태양광은 기술력, 공급망 안정성, 탄소 감축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산업이다. 산업계는 준비되어 있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책임을 다할 역량과 의지도 충분하다.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술혁신, 금융·세제 지원, 인력 양성, 글로벌 진출을 포괄하는 정책을 즉각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선언에 머물 것인가, 실천으로 도약할 것인가. 선택의 여지는 없다. 태양광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일은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과제이며,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순간이다.

